안녕하세요!!
현직 방사선사 "라디오-로그(Radio-Log)"입니다.
병원 영상의학과 골밀도 검사실에서 일하다 보면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40~50대 중장년층 환자분들도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선생님, 요즘 들어 부쩍 다리에 힘이 없고 가만히 있어도 살이 빠지는 것 같아요. 나이 들면 다 그런 건가요?" 혹은 "기운이 없어서 보약이라도 한 채 지어 먹어야겠어요" 하십니다.
과거에는 나이가 들면서 근육이 줄어드는 것을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치부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전제입니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누구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근육이 급격히 감소하지는 않습니다. 의학계에서는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근감소증에 질병코드를 부여했고, 대한민국 질병관리청에서도 2021년 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 근감소증(코드 질병명: 사코페니아)을 정식 질병으로 등록했습니다. 즉,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하나의 '질환'으로 보아야 정확합니다.
30년 동안 임상 현장에서 수많은 환자의 신체 성분을 측정하고 골밀도를 평가해 온 방사선사의 관점에서, 영상의학적으로 근감소증을 어떻게 진단하고 검사하는지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근감소증이란 무엇이며 왜 검사해야 할까
근감소증은 단순히 근육의 양만 줄어드는 상태를 말하지 않습니다. 근육의 '양(Mass)'과 함께 근육의 '력(Strength, 근력)', 그리고 근육의 '기능(Physical Performance, 신체 수행 능력)'이 동시에 감소하는 질환입니다.
우리 몸의 근육은 30대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60대 이후에는 매년 1~2%씩 소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근육이 부실해지면 단순히 기운이 없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뼈를 지탱하는 힘이 떨어져 골다공증 환자의 골절 위험을 유발하고, 당뇨나 고혈압 같은 만성 대사 질환의 위험을 직접적으로 높입니다.
영상의학과에서 골밀도 검사를 하러 오신 분들에게 근감소증 검사를 함께 권유하는 이유도 뼈와 근육이 서로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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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감소증 검사 |
영상의학과에서 시행하는 근감소증 검사의 원리와 기준
근감소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앞서 말씀드린 근육량, 근력, 신체 기능을 모두 평가해야 합니다. 이 중 가장 객관적인 지표인 '근육량'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곳이 바로 영상의학과입니다. 주로 사용하는 검사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이중 에너지 방사선 흡수계측법 (DEXA)
보통 골밀도 검사 기기로 잘 알려진 DXA(DEXA) 장비를 활용합니다. 미량의 방사선을 이용하여 체지방, 뼈, 그리고 근육을 포함한 제지방량을 구획별로 정밀하게 분리 측정합니다.
근감소증 진단 시에는 몸통을 제외한 팔과 다리의 근육량을 모두 합친 '사지 골격근량(ASM, Appendicular Skeletal Muscle mass)'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이 값을 환자의 키의 제곱으로 나눈 지표(SMI, Skeletal Muscle mass Index)를 활용하여 진단합니다.
아시아 근감소증 진단기준(AWGS)에 따르면, DXA 측정 기준으로 남성은 7.0 kg/m² 미만, 여성은 5.4 kg/m² 미만일 때 근감소증으로 판정합니다. 검사 시간이 5~10분 내외로 짧고 방사선 노출량이 흉부 X-ray보다 적어 매우 안전하고 표준화된 검사입니다.
2. 복부 컴퓨터 단층촬영 (CT)
주로 암 환자나 정밀 정형외과 수술을 앞둔 환자들의 근육 질을 평가할 때 활용합니다. 요추 3번(L3) 위치의 복부 CT 단면 영상을 분석하면 척추 주위 근육과 복벽 근육의 면적을 아주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CT 검사는 근육의 양뿐만 아니라, 근육 내에 지방이 얼마나 끼어 있는지(근지방증)까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근감소증 단독 진단만을 위해 CT를 촬영하는 것은 방사선 피폭량과 비용 측면을 고려했을 때 일반적인 선별 검사로는 권장되지 않으며, 타 질환으로 CT를 촬영했을 때 연계하여 분석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병원에서 진행되는 근력 및 신체 기능 검사 단계
영상의학과에서 근육량을 측정했다면, 임상병리실이나 외래 진료실에서 근력과 신체 기능 검사를 병행하여 최종 진단을 내립니다.
1. 악력 측정 (근력 평가)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악력계를 이용해 손귀의 쥐는 힘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양손을 각각 2회씩 측정하여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합니다. 아시아 기준(AWGS) 남성은 28kg 미만, 여성은 18kg 미만일 때 근력이 저하된 것으로 판단합니다.
2. 보행 속도 및 신체 수행 능력 평가 (기능 평가)
보통 6미터 거리를 평소 걸음걸이로 걷게 하여 초당 이동 속도를 측정합니다. 보행 속도가 초당 1.0미터 이하로 떨어지거나, 의자에서 5회 반복해서 일어나는 데 12초 이상 걸리는 경우 신체 기능이 저하된 것으로 보고 최종적인 근감소증 확진을 내리게 됩니다.
근감소증 검사 시 주의사항과 예외 조건
모든 검사에는 한계와 변수가 존재하므로 환자의 상태에 따른 정확한 해석이 필요합니다.
체성분 분석기(BIA, 수분 측정 방식)를 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임시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이는 몸의 수분량에 따라 오차가 크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신장 질환이나 심장 질환으로 인해 몸이 부어 있는 부종 환자의 경우, 수분을 근육량으로 오인하여 수치가 높게 나오는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종이 있거나 정확한 임상적 진단이 필요할 때는 반드시 영상의학과의 DXA 장비로 교차 검증을 해야 오류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근감소증은 단순 노화 외에도 영양 불량, 만성 염증성 질환, 장기 입원으로 인한 불활동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2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으므로, 수치 이상이 발견되면 기저 질환 여부를 의료진과 반드시 상의해야 합니다.
근감소증 예방과 개선을 위한 핵심 지침
검사 결과 근육 감소 징후가 보인다면 즉시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근육의 추가 소실을 막을 수 있습니다.
* 단백질의 양질 섭취: 몸무게 1kg당 하루 1.2g 이상의 단백질 섭취 권장 (예: 60kg 성인은 하루 약 72g의 단백질 필요). 매끼 달걀, 두부, 살코기, 생선 등을 나누어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 점진적 저항성 운동: 단순 걷기만으로는 근육의 양을 늘리기 어렵습니다. 스쿼트, 실내 자전거 타기, 밴드 운동 등 근육에 직접적인 부하를 주는 근력 운동을 주 2~3회 실시해야 합니다.
* 정기적 추적 관찰: 근감소증 위험군이나 진단을 받은 환자는 6개월에서 1년 주기로 영상의학과를 방문하여 동일한 DXA 장비로 사지 골격근량의 변화 추이를 추적 관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근육은 우리 몸의 가장 큰 장기이자 건강한 노년을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신체 연금'과 같습니다. 다리 힘이 떨어지는 것을 노화로 당연시하지 말고, 정밀한 영상의학적 검사를 통해 현재 나의 근육 건강 상태를 객관적으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글 요약 ]
* 근감소증은 노화 현상이 아니라 세계보건기구가 인정한 정식 질병(사코페ニア)임.
* 영상의학과에서는 DXA(이중 에너지 방사선 흡수계측법) 장비를 사용하여 사지 골격근량(SMI)을 정밀하게 측정하며, 남성 7.0 kg/m², 여성 5.4 kg/m² 미만이 기준임.
* 근육량 측정과 함께 악력(근력), 보행 속도(신체 기능) 검사를 종합하여 최종 확진함.
* 수분량에 따라 오차가 생기는 단순 체성분 기기보다 부종 환자 등에게는 DXA 검사가 더 정확함.
[정보 출처]
*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질병분류(ICD-10) 근감소증 질병코드 등재 정보
* 질병관리청 제8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개정 고시
* 아시아 근감소증 진단기준 (AWGS, Asian Working Group for Sarcopenia) 가이드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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